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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불자 국제교류프로그램에 참가한 인도 불가촉천민 출신의 대학생들과 이혜숙 교수(사진 맨 왼쪽)가 11월22일 서울 조계사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
함께 서 있는 학생들의 표정에도 행복이 가득해 보였다. 이들은 이혜숙 금강대 응용불교학과 교수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청년불자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초청돼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인솔자 나가미트라 씨를 비롯해 사라 스와티(23), 델피나 메리(25), 니렌젠(22) 씨 등 총 5명이 지난 15일부터 8박9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학생들은 불가촉천민 인권운동을 30여 년 동안 벌여온 영국인 로카미트라 박사가 설립한 범세계불교교단우의회(TBMSG)의 나가푸르(Nagpur) 지역 교육기관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정규대학에 다니고 있다. 로카미트라 박사는 2008년 만해대상 수상자이다.
산행 참선 등 불교문화 체험
불자들 미소에서 따뜻함 느껴
학생들은 경주 남산 등반 및 불적탐방, 동국대, 금강대 학생들과의 대화, 서울 시내 투어 등 다양한 활동을 경험했다. 둘째 날 국제선센터에서의 참선 체험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은 것 같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번 국제교류를 위해 몇몇 불자들이 기금을 선뜻 기부해 총 700여만원이 모여 의미를 더했다.
이날 오후 포교원장 지원스님과의 특별한 만남도 가졌다. 스님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은 인도불교를 새롭게 꽃피울 주역들”이라며 “역경을 딛고 일어서 희망을 찾아가는 보살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낸 학생들에게 직접 단주를 팔목에 걸어주며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졸업 후 사회 약자들을 돌보는 활동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이나 법률가가 되겠다고 답한 학생 또한 평등사회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인도는 1947년 독립 직후 차별철폐법을 만들었지만 1000년 이상 이어온 카스트제도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하층계급은 여전히 취업.교육의 기회에서 상대적으로 배제되면서 계층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혜숙 교수는 “국제적인 만남을 통해 꿈도 점점 더 커지고 지구촌 불자들 간에 유대관계도 돈독해 질 것”이라며 “미래 유익한 불자공동체가 만들어 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가미트라 씨는 “국적은 다르지만 같은 부처님 제자임을 느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불교신문 2868호/ 11월28일자]